나는 먼저 무엇을 해결하려는지부터 정의한다.
관련 자료를 조사하고, 이미 존재하는 사례와 벤치마크를 확인한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구조를 설계한 뒤 단계별로 실행한다. 막히면 같은 방법을 반복하지 않는다. 원인을 찾고, 필요한 정보를 다시 조사하고, 다른 방법으로 시도한다.
목표 설정 → 리서치 → 벤치마크 → 설계 → 실행 → 문제 해결 → 재도전 → 전체 검증
지금 내가 AI와 일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AI와 함께 시작된 것이 아니다.
PC와 함께 자랐다
7살 때 처음 인텔 386을 만졌고, 약 1년 동안 컴퓨터 아카데미에서 DOS와 BASIC을 배웠다.
9살에는 삼촌이 사용하던 흑백 노트북이 내 첫 개인 컴퓨터가 되었고, 12살에는 첫 조립식 PC를 직접 조립했다. 옆에서 전문가가 가이드해주는 동안 부품 조립부터 운영체제와 프로그램 설치까지 직접 끝냈다.
그때 이후 PC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불러본 적은 없다.
첫 번째 자동화
2005년, 20살에 대한민국 해군 부사관으로 자원입대했다.
기상 및 해양 정보를 관측하고 예보하는 직별에서 근무했고, 약 1년 동안 군사정보 업무도 수행했다. 기상·해양 업무에서는 매일 몇 시간씩 여러 기상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해 출력하는 작업을 반복했다.
너무 비효율적으로 보였다.
“이걸 자동으로 할 수 없을까?”
당시에는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작성할 정도의 코딩 지식이 없었고, 군 업무 특성상 외부의 도움을 받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Excel 매크로 녹화 기능을 이용했다.
내가 원하는 작업을 녹화하고 생성된 코드를 열어 어떤 행동이 어떤 코드로 만들어지는지 확인했다. 필요한 코드 조각을 분석하고 다시 조합했다. 작동하지 않으면 수정하고 다시 시도했다.
몇 달 뒤 기상정보를 자동으로 취합하고 정리해 출력하는 프로그램을 완성했다.
그 프로그램은 내가 군을 떠날 때까지 실제 업무에 사용됐고, 이후에는 해군작전사령부에서도 사용됐다.
나는 코딩을 충분히 배운 뒤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 아니었다.
필요한 결과를 먼저 정하고, 그 결과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역으로 찾아가며 완성했다.
지금 AI를 이용해 개발하는 방식도 본질적으로 같다.
미국, IT 그리고 비즈니스
4년 반의 군 생활을 마친 뒤 미국으로 유학을 왔다.
ESL 과정을 거쳐 Computer Specialist와 Network Specialist 두 전공을 공부하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와 네트워크를 체계적으로 배웠다.
이후 커리어는 IT가 아닌 외식업으로 이어졌다.
레스토랑에서 매니저로 시작해 운영 전반을 맡았고, 이후 오너가 되기까지 10년 넘게 현장에서 일했다.
하지만 기술에서 멀어진 적은 없었다.
여러 종류의 암호화폐 채굴을 운영했고, 수십 개의 하드디스크를 연결한 Linux 기반 스토리지 시스템을 구축했다. n8n 자동화, Stable Diffusion, NAS와 홈랩 환경을 직접 설치하고 운영했다.
현재도 여러 대의 데스크톱과 노트북을 중심으로 개인 시스템을 운영한다.
PC 조립과 수리, Android 루팅, Apple 기기 탈옥 같은 작업은 오랫동안 해온 취미에 가깝다.
디자인, 이미지, 영상, 문서, 개발, 자동화, 네트워크와 서버 역시 필요하면 직접 익혀 사용한다.
도구의 종류보다 해결하려는 문제가 더 중요하다.
레스토랑도 하나의 시스템이었다
레스토랑에서도 역할의 경계를 크게 두지 않았다.
전기기기 문제, 장비 설치, POS, 네트워크, 컴퓨터, 결제 시스템, 배달 플랫폼 등 운영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원인을 찾아 직접 해결했다.
누구의 담당인지보다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중요했다.
10년 넘게 실제 비즈니스를 운영하면서 기술만 배운 것은 아니다.
사람, 비용, 매출, 고객, 장비, 공급망과 운영 프로세스가 서로 연결된 시스템을 실제 현장에서 경험했다.
이 경험은 기술이 실제 비즈니스 안에서 어떻게 사용되어야 하는지를 이해하게 해주었다.
AI가 개발의 중심이 되다
GPT가 등장한 초기부터 유료로 사용했고 Claude 역시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처음부터 단순히 질문을 하고 답을 받는 도구로 사용하지 않았다.
내가 만들고 싶은 것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한 개발 도구로 사용했다.
Claude에서 MCP가 공개됐을 때도 초기부터 직접 환경을 구성했다.
내 PC의 파일, 개발환경, 데이터와 각종 도구를 AI에 연결하면서 AI를 브라우저 안의 챗봇이 아니라 내 컴퓨터 안에서 함께 작업하는 개발 환경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AI가 파일을 읽고, 코드를 작성하고,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결과를 확인하고, 다시 수정하는 흐름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중요한 가능성을 발견했다.
AI와 함께 개발한 코드, 문서, 자동화, 시행착오와 결과물을 구조적으로 저장하면 개발 과정 자체가 계속 축적되는 지식과 자산이 된다.
한 프로젝트의 결과가 다음 프로젝트의 출발점이 된다.
이 방식으로 작업하면서 본격적인 개발 규모도 빠르게 커졌다.
나는 어떤 개발자인가
나는 특정 언어나 프레임워크 하나만을 깊게 파온 전통적인 개발자와는 조금 다르다.
내 강점은 모든 것을 외우고 있는 것이 아니다.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이해하고, 필요한 기술을 빠르게 찾아내고, 여러 도구와 시스템을 연결해 결국 작동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AI를 제대로 활용하면 과거보다 훨씬 작은 인원으로도 큰 범위의 개발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AI에게 단순히 코드를 시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전체 구조를 설계하고, 결과를 판단하고, 오류를 찾고, 방향을 수정하고, 최종 결과에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AI-native builder에 가깝다.
문제가 있으면 조사한다.
막히면 다른 방법을 찾는다.
작동하면 전체를 다시 검증한다.
그리고 다음에는 더 빠르게 만들 수 있도록 그 경험을 남긴다.
내가 지금 회사를 찾는 이유
AI 덕분에 혼자서 만들 수 있는 범위는 크게 넓어졌다.
하지만 혼자 만들 수 있는 영향력의 크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아이디어를 제품으로 구현하는 것뿐 아니라 좋은 팀과 함께 그것을 성장시키고, 실제 사용자를 확보하고, 시장에서 검증하고, 더 큰 문제를 해결해보고 싶다.
내가 가진 문제 해결 능력, 기술에 대한 적응력, 실제 비즈니스 운영 경험 그리고 AI를 활용한 실행력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찾고 있다.
무엇을 만들 수 있는가를 넘어, 그것을 어디까지 성장시킬 수 있는지 시험해보고 싶다.